유관순 열사가 살아 움직인다? 오래된 흑백사진을 AI 사진복원 방법 - AI 사진복원, GFPGAN, RunwayML
교과서 속 인물이 눈앞에서 미소짓는다면?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
2025년 8월 15일 밤,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거대한 LED 전광판에 100년 전 순국한 유관순 열사가 마치 살아있는 듯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흑백 사진으로만 보던 독립운동가가 컬러 영상으로, 그것도 세계 최고 번화가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 이게 과연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어떻게 100년 전 사진 한 장으로 동영상을 만들었나?
1단계: 원본 사진 준비 (1분)
모든 시작은 한 장의 낡은 사진이었다. 화질이 떨어지고 얼굴 일부가 흐릿한 흑백 사진, 때로는 찢어지거나 얼룩진 100년 전 자료들이다.
2단계: AI로 화질 개선 (10-15분)
사용 프로그램: GFPGAN, Real-ESRGAN
작업 내용:
- 흐릿한 부분 선명하게 처리
- 노이즈 및 압축 손실 제거
- 해상도 4배 향상 (예: 512x512 → 2048x2048)
Real-ESRGAN은 실제 세계의 다양한 이미지 왜곡을 모델링하여 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변환하는 딥러닝 모델이다. GFPGAN은 매우 낮은 품질과 저해상도 파일에서도 작동하며 다른 많은 사진 복원 AI 도구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3단계: 얼굴 복원 및 정면화 (30-40분)
사용 프로그램: Midjourney, Stable Diffusion, FaceSwap
작업 내용:
- 측면 사진을 정면으로 변환
- 손상된 이목구비 복원
- 자연스러운 표정 생성
AI가 사진의 흐릿하거나 찢어진 부분 뒤에 무엇이 있는지 추측하여 공백을 채우고 누락된 섹션에 픽셀을 추가한다. 여기서 핵심은 AI가 "상상"으로 채우는 게 아니라 방대한 양의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픽셀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4단계: 동영상 변환 (1-2시간)
사용 프로그램: RunwayML Gen3, LumaAI, D-ID
작업 내용:
- 립싱크(입모양 동기화) 기술 적용
- 자연스러운 머리와 눈 움직임 생성
- 미소, 손 흔들기 등 감정 표현 추가
이 단계에서는 정지된 이미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 진행된다. AI가 얼굴의 근육 움직임을 예측하여 자연스러운 표정 변화와 동작을 생성한다
5단계: 최종 합성 (30분)
복원된 여러 인물의 영상을 하나로 합성하여 완전한 동영상을 제작한다. 배경 추가, 색상 보정, 최종 화질 조정 등이 이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누구나 만들 수 있을까? 비용과 난이도 공개
일반인도 시도할 수 있는 방법
입문용 프로그램 (무료~월 1만원)
- MyHeritage Deep Nostalgia: 사진 1장으로 간단한 움직임 생성
- Remini AI Photo Enhancer: 화질 개선 전문
- Image Colorizer: 흑백사진 컬러화
- FaceApp: 얼굴 표정 변화
중급용 프로그램 (월 2-10만원)
- Midjourney: 월 10달러, 고품질 이미지 생성
- RunwayML: 월 15달러, 전문가급 영상 제작
- D-ID: 립싱크 기능, 월 5.9달러
- LumaAI: 텍스트로 영상 생성
전문가급 프로그램 (월 10-50만원)
- Adobe After Effects + AI 플러그인
- DaVinci Resolve Studio
- Stable Video Diffusion
- 이번 타임스퀘어 프로젝트급 품질 가능
실제 제작 후기
유튜브 채널 'AI기억복원소' 운영자 정성훈씨는 "3-4분 남짓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최대 이틀을 써야 할 정도로 품이 든다"고 밝혔다.
조회수 593만을 기록한 '그려DREAM' 채널 운영자는 "영상 전공자가 아닌 평범한 대학생"이라며 "독립운동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영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뉴욕에 사는 유관순 열사 후손의 정체
74년간 보관해온 가족사진들
이 프로젝트의 진짜 주인공은 유혜경(가명) 한국유관순기념사업회 회장이다. 유관순 열사의 친동생 유인석의 손녀인 그는 2006년부터 뉴욕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고 있다.
그가 보관하고 있던 귀중한 자료들:
- 유관순 열사의 수감 당시 사진
- 오빠 유우석의 증명사진 (건국훈장 애국장 수상자)
- 1963년 유관순 열사 생가터 추모비 제막식 가족사진
- 유우석, 아내 조화벽, 어린 유혜경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
왜 하필 뉴욕 타임스퀘어였을까?
프로젝트 규모와 배경:
- 주관: 충남콘텐츠진흥원 + 한국콘텐츠진흥원
- 협력: 뉴욕한인회,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
- 예산: 지역특화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 (구체적 금액 비공개)
- 방송 시간: 2025년 8월 15일 밤 8-9시 (1시간)
- 장소: 아메리칸이글 매장 위 대형 LED 전광판
- 참여: 충남 지역 대학생·시민 10명이 뉴욕 현장 참관
유혜경 회장은 "할머니 유관순 열사의 업적이 3.1 만세운동 100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서 재조명되는 게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AI 복원 열풍, 어디까지 왔나?
폭발적인 관심, 수백만 조회수 기록
주요 유튜브 채널별 성과:
- AI 기억복원소 (정성훈 운영): 유관순 열사 복원 영상 524만 조회수
- 대표작: "Ai 복원의 끝, 유관순 열사가 뛰어나오다"
- 그려DREAM: 독립운동가 현대 교복 영상 593만 조회수
- 특징: 평범한 20대 대학생이 운영, 독립운동가들을 현대 교복 입은 모습으로 재현
- 하일광: 광복절 특별 영상 하루 만에 4만6천 조회수
- 대표작: "멈춰있는 사진 속 독립운동가에게 AI로 광복절을 전해 드렸더니 이런 영상이?"
기업들도 뛰어든 AI 복원 시장
SK텔레콤
광복 8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광복 80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전쟁: AI 독립'을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 자체 AI 기술 '슈퍼노바'로 김구, 윤봉길 등 80명의 독립운동가가 함께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 제작.
독립기념관 + SK텔레콤 협업
3·1문화마당에 가로세로 3.2m, 높이 4m 규모의 4면 LED 큐브 설치. 독립운동가들의 흑백사진을 AI로 복원해 컬러 영상으로 전환, 립싱크 기술까지 적용한 실감나는 콘텐츠 제작.
시장 전망과 우려
급성장하는 AI 복원 시장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 리포트에 따르면 AI 복원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3년 17억 6000만 달러에서 2032년 36억 5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AI 복원 업체 '다시빛날' 장문성 대표는 "예전에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개인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업에서 이벤트용으로 복원 영상을 의뢰하는 B2B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데스봇' 논란도 등장
해외에서는 AI로 살려낸 고인을 뜻하는 '데스봇(death+bot)'이라는 합성어도 등장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 고민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